오래전부터 부터 꼭 배우고 싶었던 목공을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작년 가을에 배우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제 2의 Job을 염두해 두고 배운건 아니고, 뭔가 만드는걸 좋아하고, 예전부터 목재료로 내가, 또는 가족이 필요로 하는 가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취미정도로 시작했다.

목공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몇년전부터 있었지만 공방이라는게 도심 근처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들고,  별 기대를 하지않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왔다.

어느 주말, 와이프랑 집근처 드라이브를 하러 갔다가 괜찮은 커피숍을 발견하고 들어갔더니, 거기 내외분이 커피숍과 공방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던 것.


우선, 커피맛이 너무 훌륭했고 ( 근래 먹어본 커피중에 가장 맛있었다. 직접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리는데, 지금도 원두를 정기적으로 사서 먹는중)
커피숍과 붙어있는 작업실을 구경하다가 전시된 가구가 나와 와이프 취향에 딱 맞는 것들이라 이것 저것 질문,
공방도 운영하신다는 얘기에 바로 등록.  일사천리로, 우연히, 그토록 하고 싶었던 목공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와이프의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3개월정도 기초를 배우고 난 뒤, 지금은 집에서 필요한 가구(?)중 크게 어렵거나 부피가 크지 않는 것들은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와이프는 남편의 취미생활 정도로만 생각하고 결과물에 대한 기대를 별로 안하고 있었는데, 내가 처음 만들어 오는 것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자기 취향에  맞는데에다, 이 정도 수준으로 만들지는 예상못했다고 하는데......나도 놀랐다.;;
그 이후로, 와이프의 제작주문이 시작되었고 능숙하지 않는 실력으로 집에 필요한 가구를 하나씩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아이들 책상을 포함해서, 10개정도 되는 가구들을 만든 것 같은데  순서대로 블로그에 남겨보려고  한다.
사실 내가 하고 있는 일 때문에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좋은 컨텐츠가 될 것 같다.

다만, 처음부터 블로그에 올릴 목적은 없었기 때문에 제작과정등의 이미지들은 없다.
시작과 끝 정도의 이미지들만 남아있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기 한데... 그래도 이 정도로 사진을 찍어둔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목공을 시작하고 만든 첫 작품은 Tea Table이다.
원래 첫 작품이 있었는데... 사살 작품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 건너띄고, 처음으로 직접 디자인과 설계를 한  작품이다.


  • 제목: Tea Table

  • 재료

    - 상판:  레드파인 집성목 18T
    - 다리:  각재 30T

  • 사이즈:   600 * 400 * 300

  • 마감: 수용성 우드 스테인(오크색), 수용성바니쉬, 스텐실

  • 제작기간: 2주

처음으로 그린 설계도면(?)이다. 

아무 것도 알려 주시지 않고 주의의 가구들을 참조해서 직접설계를 해보라고 하셨다. 

(목공수업이 끝날때까지 설계에 대해서는 어떤걸 만들지, 어떤 치수로 할건지는 내가 정했고, 가이드만 해주셨다. )
 

같이 운영하시는 공방 옆 커피숍에 들어가서 테이블 - 커피숍의 가구는 모두 공방에서 만들어진 가구였다- 밑을 기어 다니다시피 확인하고 그렸는데 ,

다리와 다리사이를 연결하는 보조각재(에이프런 또는 쫄대)를 어떻게 결착해야 견고하게 고정되는지 고민을 엄청 했었다. 

뭐.. 목공에 대해서 백지상태였을때니까  만들어져있는 테이블의 결착방식을 그대로 배껴서 그렸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맨땅에 해딩 하듯이 직접 확인하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걸 단기간에 배울 수 있었던 같다. 

(목공수업이 끝날때까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필요한 가구, 설계와 디자인은 모두 내가 결정해야만 했다. 결국, 이게 밑거름이 되어 지금도 내가 필요한 가구를 그리고, 만들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만드는 과정을 이미지로 담았으면 좋았을텐데, 사실 이 때는 그럴 정신도 없었다.

테이블쏘, 전동원형톱, 타카등 살벌한 기계들을 처음 만져보면서 엄청 긴장하고, 실수하고.. 뭐 이때는 나무하나 자르는게 정말 힘들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그린 그림대로 각 재료들을 절단, 조립하고 난 뒤,  사포질을 하고 집으로 들고 들어왔다.

마감도 안된 상태로 왜 집에 들고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고생해서 와이프에게 그냥 보여주고 싶었다. 첫 작품이기도 하고....

와이프가 이때 많이 놀랐다고 한다.

목공을 배운다고 한지 2주만에 이런걸  들고 올 줄을 생각도 못했었다고....


선생님이 만들때는 엉성하고 실수가 많았는데 기본적으로 스케일감이 좋은것 같다고 하셨다.  

보통 처음 만들면 스케일이 맞지 않아 안정적이지 않고 언발란스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데, 처음부터 상당히 안정적인 모양의 예쁜 티 테이블이 나왔다고 칭찬해주셨다. ㅠㅠ

우드스테인으로 마감한 후, 좀 허전해 보여서 적당한 모양의 스텐실로 포인트를 주었다.

다리는 밀크페인트로 밀크색으로 칠하고, 모서리 부분은 빈티지스럽게 표현하려고 사포로 적당히 갈아내고 바니쉬로 마감하였다.

와이프가 매우 아끼는 커피잔과 직접 만든 잔 받침대를 놓으니... 흠... 나름 그럴싸해 보인다.



이 때부터 내 실력과는 전혀 상관없이  와이프의 가구제작 주문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다음 작품은 아이들방을 위한 작은 협탁(코너장)이다. 

다음 글로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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