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결과물 중 한 컷

 

프라모델이란 카테고리로 블로그에 올릴까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블로그의 정체성이 지금도 희미하지만

더 희미해질까 봐 한 고민인데요...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사실 개발 관련된 내용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개인적인 취미생활로 시작되었다는 것과 목공을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블로그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항상 시간에 쫓겨 하지 못했었던

프라모델의 조립과 도색, 완성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가지 주제로 블로그를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찌 되었든 이 주제로도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20여 년 가까이하지 못했었던 이 취미생활을 아주 우연한 계기로

몇 달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와이프의 허락이 최우선 전제임은 두말할 것이 없습니다.

프라모델, 특히 제가 주로 하는 이런류의 프라모델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취미입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도구-커터,접착제,나이프,사포등- 와 유해성분-에나멜, 신너, 락카, 스프레이 등-이 많은 재료들이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목공과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훨씬 더 좋지 않은 재료들이 사용됩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아이들이 커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데다가

도색의 재료를 에나멜에서 아크릴(수성)로 바꾸면서 극적(?)으로 다시 하고 싶었던 취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에 접었다가, 40대 중반을 넘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네요.

시간적인 여유를 떠나서 다시 시작하게 된 것만으로도 저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이 주제로 블로그를 계속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하루에 많아야 한두 시간 정도의 여유밖에는 생기지 않지만

틈나는 대로 열심히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 조립과 도색의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이며, 작품으로 논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때때로(사실은 자주) 귀차니즘으로 마무리를 대충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 베이스 제작은 할 수 있는 여건도, 여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 오로지 프라모델의 조립과 도색에만 신경 씁니다.

 

이 부분을 감안하고 보시실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 년 만에 다시 시작하게 된 프라모델의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참고로, 저의 프라모델 성향은 아주 편식성이 짙습니다.

대부분이 밀리터리 쪽이고 그중에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군과 그 무기에(만)

거의 편중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유가 없는, 그냥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의 만행을 절대 잊지 않고 있고

독일군의 전쟁행위 자체에 관심이 있다거나 하켄크로이츠 마크를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에르빈 롬멜 장군은 군인으로 존경합니다.)

 

그냥 순수한 밀리터리 마니아 관점에서 독일군과 그 무기에 대해서 흥미를 느낄 뿐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20여 년 만에 다시 시작한 거라

이 킷 말고 몸풀기용으로 간단한 킷을 만들었는데 그 건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키트 소개 & 배경

- 프라모델 키트명: 88mmGunFlack36/37

- 제조사: 타미야

- 스케일: 1/35

 

박스 사진입니다. 제작연도가 무려 1975년입니다. 

박스 그림부터가 요즘의 타미야 킷트와는 다르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금형이 30년이 지난 모델이어서 그런지 부품들의 상태가 타미야 브랜드로서는 썩 좋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인형 킷들의 상태도 요즘의 제품들에 비하면 비율(프로포션)이나 군복 및 장비의 디테일이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힘들게 했던 것은, 부품의 수가 워낙 많고 그 부품들이 크기가 굉장히 작은 데다가, 접합선 수정과 다듬기가 모든 부품에 필수로 해야 하는 사출 수준이라, 2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입장에서 조립 자체의 시간보다는 부품을 다듬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점입니다. 

 

중간 지점쯤에서 살짝 멘붕이 올 정도로 부품의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이 거 타미야께 맞나?' 할 정도로 사출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75년도 제작이라 금형 자체가 노후된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다듬고 조립하는 데에만 거의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다시 시작한 마당에 바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서 꾹 참고 만들었습니다. 도색까지 하고 난 최종 결과물은 나름 만족스러워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 외에

독일군 인형(포병)이 무려 8명이나 들어있고 - 이 인형은 별도 킷으로 판매도 합니다.

디테일이 매우 훌륭한 오토바이와 운전병이 추가로 포함, 총 9명의 독일군 인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가격에 비해서 풍부하고 다양하지만, 그렇지만 다시는 만들고 싶지는 않은 킷입니다. 

금형을 새로 만들어서 새 버전으로 출시하면 몰라도...


간단하게 이 킷 모델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2차 세계 대선 당시, 독일 육군의 주력 포중 하나였던 구경 88mm 대전차(대공) 포로

연합군의 탱크 킬러로 불린 공포의 무기 중 하나였습니다. 2차대전 독일군 무기 하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표적인 무기중 하나입니다.

 

아마 포중에서는 2차 세계대전 전체를 통해서 가장 유명한 대공포, 대전차 포일 겁니다.

한마디로 전전후, 만능 포입니다. 원래의 탄생 목적은 대공포였지만 실제로는 직사(직접 조준)에 의한 대지 사격 - AntiTank- 뿐만이 아니라

간접 조준을 통한 곡사까지 가능한 포였습니다.

 

전쟁영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성능과 그 활용도와  더불어  뛰어난 디자인과 멋진 프로포션(비율)을 가지고 있어서 현대 포 무기와 비교해봐도 밀리지 않는 외양인 것 같아 더 인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수식어들이 따라붙었습니다.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과 그의 아프리카 군단의 손에 들린 비장의 카드는? 바로 죽음의 88이었죠!"
- 히스토리 채널, 밀리터리 Q&A

"88mm포는 모든 전장을 지배합니다. '명실상부한 사막의 여왕이죠." 
-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쟁의 대가들 - 엘 알라메인 전투, 롬멜 vs 몽고메리 편

출처: 나무 위키

 

모델명 뒤의 36/37의 숫자는 쉽게 얘기하면 버전의 의미입니다.

이 모델은 18/26/37/41의 버전과 파생형이 있는데 

숫자의 의미는 제작연도를 나타냅니다.

 

이 킷은 그중 36/37년도에 생산된 모델입니다.

 

출처: 위키디피아
출처: 위키디피아

 

참고로 Flak 41에서는 디자인이 많이 바뀝니다. (아래 사진 참조)

츌처: 나무위키

개량형이긴 한데 별로 멋있는 디자인은 아닙니다.

(그래서 킷으로도 잘 나오지 않죠 ;;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는 디자인입니다.)

 

즉, 38 버전까지가  원래의 88mm 디자인에서의 마지막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립과정

조립과정을 상세하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도색 전까지는 러프하게 진행합니다.

 

포 베이스부터 조립합니다. 이런 Static 류의 프라모델 킷치고는 가동성이 꽤 확보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조립은 시간이 더 걸립니다.

포의 베이스는 상하 양쪽에 걸 쇠가 있어 견인 트레일러와 연결하여 포를 견인할 때 사용됩니다.

 

디테일이 매우 훌륭합니다. 접합부위를 열심히 갈아낸 흔적이 보입니다.

 

포신과 실린더까지 조립되었습니다.

포신의 접합선의 유격이 너무 심해서 갈아대는데만 한 참이 걸렸습니다.

조립과정에서 가장 난이도 있는 부분입니다. 실린더와 포신의 연결부위도 가동성 확보를 위해 상당히 까다로운 조립과정을 거쳤습니다.

주포신과 연결하기 위한 실린더 모듈, 매우 까다로운 연결을 필요로 한다. 그 이유는 아래의 포신 가동성을 위함임.

킷 부품 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지만 조립을 다 하고 나서의 전체적인 모습과 결합부위의 자연스러움은 나쁘지 않습니다.

 

포신과 실린더, 몸체가 베이스와 결합된 상태입니다. 포 전체의 모양이 드러나는 단계입니다.

십자로 펼쳐진 베이스로 인해 안정감 있는 모습과 독일군 무기 특유의 딱 떨어지는 비례감을 보여줍니다.

 

포신을 올려 보면 실리더와의 연결방식으로 인해 밑으로 내려오지 않습니다. 

 

 

 

 

 

 

더 올려보아도 그 각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간접 조준으로 곡사포로써 사용할 때 이렇게 포신을 상향각으로 올리게 됩니다.

 

대공포로의 모습을 위해 끝까지 포신을 올려봅니다.

90도까지 올린 모습입니다. 실제로 대공사격 때 이런 식으로 포신 상향각을 최대로 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 킷은 지난달 가족여행으로 일본에 갔을 때 우연히 들린 오사카의  샵(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사 온 킷입니다.

한국의 판매가보다 최소 만원 정도는 싼 가격인 데다가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킷-구성품이 매우 다양합니다.-이어서 덥석 사버렸습니다. 

이 킷 말고도 몇 개의 킷을 더 집어왔는데 차차 조립을 하게 되면 소개할까 합니다.

 

도색과정과 포함된 인형들은 2부에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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