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목공 글을 올립니다.

 

블로그를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특히 저에게는요.

일주일에 최소한 한 개의 글은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일주일은 커녕 한달에 한 개의 글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 쓰는걸 싫어하지 않고, 나름 이것저것 소소하게 즐기는 취미들이 있어 꾸준한 포스팅이 어렵지 않을꺼라 생각했었는데
무언가를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시행한다는게 대단한 일이라고 실감하면서,

스스로 반성하면서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블로그를 해보려고 합니다.

 

너무 오래만에 글을 올리는 거라, 이번은 몸풀기(?)로 간단하게 올려볼까 합니다.


약 한 달전쯤 직업적으로 나이를 떠나 존경하는 지인분에게 본의 아니게 선물한 소품입니다.

 

지인분은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워 왔고 저희 가족도 고양이를 키울까 고민을 하던 시기에 여러가지 조언을 듣던 중,
제가 목공이 취미라는 걸 아시고, 필요한 소품이라 간단한 도면을 그려서 주문의뢰(?)를 하셨습니다.

 

고양이를 위한 선반

 

애묘관련 소품, 가구들이 정말 다양하고 많다고 알고 있는데, 딱 원하는 사이즈와 모양의 가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지인분은 두 마리의 고양이 - 아리와 샤리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2부의 사진에 등장합니다.-를 키우는데, 각각의 밥그릇과 생수기를 놓을 적당한 가구를 찾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시중의 기성품으로는 원하는 모양과 특히 원하는 사이즈를 찾기가 어려워 저 한테 부탁을 하신 것 같았습니다.

 

한 동안 목공을 하고 있지 않아서 사실 누구의 부탁을 받고 만든다는게 부담이 있었는데
난이도가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어서 열심히 만들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직접 그려주신 고퀄리티의 도면 - 수치와 비율이 정확해서 바로 제작에 들어가도 될 수준

 

 

고양이를 키워보지 못한 저에게 저 도면은  사실 어떤 용도일지 감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몇 번의 설명을 듣고 어떤 물건이 어디에 올라가는 지 제대로 이해한 후 약간의 설계변경이 이루어 졌습니다.

소품정도의 사이즈라 아이베란다를 통해 주문한, 깔끔하게 재단된 원목을 이용하였습니다. 

18T의 레드파인입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이 올라갈껀 아니라  12T로 할까 살짝 고민을 했었는데,
가로 사이즈가 생각보다 길어 12T로 하면 너무 약해보이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서 18T로 제작하였습니다. 

몇 달동안 개점휴업상태이던 베란다 작업실이 가동되었습니다.

고양이에게 신선한 물을 공급할 정수기가 놓일 곳입니다.
원래는 바닥지지대가 없었는데 안정감을 주기 위해 원형 드릴로 홈을 파고 원목 봉(20mm)으로 받침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홈을 파 두었기 때문에, 그리고 바닥에서 계속 하중을 받는 부분이라  특별한 결착없이 목공본드로만 붙여주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받참대 바닥에 패드를 붙여서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단차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리와 샤리의 밥그릇(?, 자동 사료공급기?)이 올라갈 선반을 제작합니다.
직각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Pinterest에서 올라온 방법들을 참고했는데 작업능률이 꽤 올라갈 정도로 효과가 좋습니다.

정수기 부분과 밥그릇 선반의 결합부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피스를 사용하지 않고 목심을 사용해 끼우는 형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각 결합부위의 정확한 위치에 타공을 해야 하고,   깊이도 목심이 딱 맞게 들어가도록 맞춰야 하기 때문에
보기보다는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입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공구입니다.
지그라고 부르는데 유용하게 잘 사용하는 공구중 하나입니다. 

선반끼리 이렇게 끼우게 됩니다.

 

 

 

 

완전히 결착된 모습입니다. 다행이 틀어짐 없이 잘 들어갔습니다. 

받침대의 높이와 패드 두께까지 고려해서 타공위치를 계산하느라 머리가 좀 아팠는데 잘 맞아서 다행입니다.

조립과 도색전 마감까지 마무리 된 단계입니다. 
원래 의뢰한 디자인과는 살짝(?) 바뀐 모습입니다. 

밋밋해 보일 수 있어 양 측면에 턱을 두었습니다. 고양이 밥기계(?)가 혹시나 떨어지는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합니다.

여기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는데 결착하고 나서 보니 선반의 위/아래면이 바뀐걸 알았습니다. 아래면의 나뭇결이 더 예쁘고 고른 모습이라 생각을 하고 조립을 했는데 반대로 해 버렸네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좀 아쉽기는 합니다. 

살짝 단차가 보이기는 한데, 사포로 갈아낼 수준입니다.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18T로 잘 한 것 같습니다. 

이제 도색과 마감만 남았습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큰 문제(선반의 앞/뒤가 바뀐 실수는 많이 아쉽네요) 없이 조립까지 잘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2부에서 나머지 과정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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